“⋯(물론 건축과 도시가 그리 먼 주제는 아니지만) 두 개의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이윤석의 ‘이중생활’은 낮에는 보험 회사 직원으로, 밤에는 작가로 살았던 카프카를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. 이 두 자아 간의 조화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?”
“실제로 많은 분이 저에게 ‘대체 어떤 하루하루들을 사는 거냐?’라고 물어보세요. 저는 어릴 때 n개의 할 일들을 완수하지 않으면 컴퓨터 게임을 금지당하는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지독한 통제형 인간으로 자라났어요. 그래서 나 자신과 맺은 약속을 꾸준하게 지켜나가는 것을 잘합니다. 시간을 쪼개 최대한 집중해서 하나씩 해결하는 수밖에 없어요. 다만 요즘 n개의 직업, 셀프 프로모션, 사이드잡의 개념이 우리 세대를 과로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방식이 이런 삶을 종용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조심스럽습니다. 사실은 생존하기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.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