얼마 전 극장에서 <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>라는 영화를 봤습니다. 살아오면서 하지 않았던 선택과 발견하지 못한 능력들만큼 자신의 ‘멀티버스’가 생성된다는 게 영화의 설정이었는데요. 지금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,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?”
“직업적으로 답변한다면 결국 되고 싶은 나에 대한 답변이 될 수도 있으니 소시지-손 세계관도 있었음을 고려해서 답변할게요. 저는 순간 이동이 가능해져 더 이상 길이 필요하지 않은 세계관 속에 있을 거예요. 그 세계에는 수많은 공간 단위 큐브들이 지구 표면 위에 쌓여있습니다. 텔레포트로 이동하니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길이 필요가 없는 거예요. 저는 큐브 안의 길 설계자로서, 어떤 공간으로 향하는 과정으로서의 길의 아름다움에 대해 클라이언트를 설득해 큐브 안에 길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. 이 세계관 속에서조차 저 자신이 클라이언트가 아니네요.”
“⋯⋯⋯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