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. “웹사이트는 살아 있는, 따라서 죽기도 하는 공간이다.”
설령 누군가의 먼지 쌓인 책장이나 아무도 찾지 않는 도서관의 한 켠에 존재감 없이 남아있다 하더라도, 출판물은 한번 제작되어 배포된 순간 영원합니다. 그러나 출판물과 달리, (위에 인용한 <새로운 질서>의 완곡한 표현을 조금 바꿔보자면) 모든 웹사이트는 죽습니다. “영원히 제작 중”인 웹사이트 역시 운영자의 사정에 의해 관리를 멈추거나 도메인이 연장되지 않으면 그 순간 웹사이트의 삶은 끝납니다. 이런 이유로 웹사이트에 수록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가느다란 실처럼 단일하고 취약합니다. 출판물과 달리, 웹사이트의 ‘분서갱유’는 클릭 한번이면 쉽게 끝이 납니다. 우리 곁을 떠나간 웹사이트와 그 사라짐이 앗아간 추억들을 생각해봅니다. Safari의 읽기 목록에 나중을 위해 저장해두었던 웹페이지의 절반 이상은 고작 몇 년 사이에 사라졌습니다. 너무나도 많이 수몰된 ‘지식의 강을 따라 흐르는 집’들을 생각하면 비애를 느낍니다.